레즈+일상

응? 뭐래?

레즈고홈 2018. 6. 3. 18:41

저는 그녀와 함께 장보러 가는 게 즐겁습니다. 마트에서 같이 수다도 떨고, 이것 저것 구경도 하고요. 참 다정하고도 귀여운 그녀는 뒤에 뭔가를 숨기며 "나 얼만큼 사랑해?" 라고 묻더니, 따끈하게 잘 구운 시식용 스팸을 스윽 내밉니다. (꺄아!! 무지무지!!! >_<) 그렇게 신나게 장을 보고 돌아오려는데, 안내 방송이 흘러 나옵니다. 뭐라고 하는지 잘 안 들려서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응? 뭐래?"

 

이 질문에 그녀가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ㅎ 지금 보청기 코너에서 청력 검사 해준대. 가볼래?"

 

헐........이잇! -_- 나 아무 문제 없다고~나 귀 엄청 밝거든?? 어릴 때 시골에 놀러가면 쥐 퇴치용 초음파 기계 소리가 거슬려서 나 혼자만 힘들어할 정도였어~

 

그런데 최근에 우연히 청력 나이를 측정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진심으로 충격 받았어요. 여러분도 한번 들어가서 자신의 청력 나이를 확인해 보세요. 가급적이면 이어폰으로 연결하고 볼륨은 50% 정도로 설정한 뒤 시작합니다. (청력 나이 검사는 여기로~)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청력은 약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50대는 1만2000Hz, 40대는 1만4000Hz, 30대는 1만6000Hz, 20대는 1만8000Hz이상을 거의 들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 기술을 활용한 10대들만 듣는 휴대전화 벨소리까지 개발되었다고 하던데, 그 벨소리는 앞으로 평생 못 들어 볼 것 같아요. 마트에서 청력검사 안내음성도 못 듣는 판국에 뭘 바래요. 그냥 내 청력 나이가 그냥 실제 나이보다 쬐금 젊다는 것에 감사해야지.....에효효효~

 

내 마음과 입맛은 스팸에 열광하는 어린 아이같은데 내 몸이 조금씩 예전과는 달라지나봐요. 당연히 이쯤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무리를 좀 했는지 뜻하지도 않게 고생을 했어요. 무리를 한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긴 한데 뭔가 억울합니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라고 하던 은교 속 할아버지 대사가 마음에 와닿네요 ㅠ_ㅜ 십대의 체력과 청력~ 제발 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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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