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꼬부

고양이가 쉽게 장난감에 질린다면?

레즈고홈 2020. 1. 22. 07:11

장난감 구입 첫날엔 냥이가 새로운 물건을 미친 듯이 좋아하는데 며칠 지나면 흥미를 잃는다는 고충을 가진 집사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신상만 사랑하는 냥이님들 때문에 텅텅 빈 통장, 곧 "텅장"이 되어 가는 집사님들께 아주 간단하고도 좋은 팁을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행동주의 관점에서 고양이들의 행동과 그 이유를 이해하시면 쉽게 따라하실 수 있는 간단한 방법들이니 한번 따라해 보세요.

 

냥이들은 집사들과의 놀이를 일종의 사냥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냥이들의 사냥 본능을 유지시켜 주셔야 합니다. 아래의 모든 방법들은 그 구체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추천 장난감과 놀이 방법

 

1. 낚시대 장난감을 좋아해요!

고양이들은 작은 포식자입니다. 자연에서 산다면 아주 작은 쥐나 참새를 잡아 먹으며 살겠죠? 그들의 사냥욕구를 잘 충족시켜주는 방법을 고민해 주세요. 다양한 장난감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지만, 제 경험에 비춰보자면 아래의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장난감을 좋아합니다. 첫째, 바스락 소리가 나는 것. 둘째, 반짝거리는 물체, 셋째, 깨물었을 때 고양이 꼬리와 비슷한 촉감이 나는 것. 넷째, 집사님과의 상호교류가 가능한 것이 좋아요. 종합해보자면 키샤키샤 잠자리모양 낚시대가 이 요건들을 잘 충족 시킵니다. 제 경험으로는 데빌스네이크 라는 장난감도 호응이 좋은 편이었고, 점푸캣에서 나오는 똥파리회전깃털 낚시대도 호응이 좋았어요. (모두 제 돈 주고 써본 제품이에요 ^^ 다른 장난감 추천해주실 제품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좋은 정보는 공유해요~)

 

2. 무조건 흔들어주기 보다는, 생동감 있는 동작을 고민해 보세요.

참새가 움직이는 모습과 쥐가 움직이는 모습은 서로 다릅니다. 참새는 파드득 날아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기도 합니다. 쥐는 가끔 고양이에게 덤비기도 하고, 멀리 달려나가기도 합니다. 간혹 냥이 코 앞에서만 낚시대를 끊임없이 흔들어주시는 집사님들이 계신데, 창의력을 발휘해 보세요. 가만히 모이를 먹기위해 한 곳에 앉아있는 참새를 연출하면, 고양이의 동공이 한껏 확장하며 궁둥이를 씰룩씰룩 거리고 사냥을 준비하는 아주 사랑스러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답니다.

 

3. 놀이가 끝나고서 충분히 사냥의 기쁨을 누리도록 해주세요.

간혹 놀이가 끝나고서 장난감을 바로 빼앗아서 놀이를 끝내는 경우가 있으신데요. 사냥의 기쁨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여유를 주세요. 냥이가 혼자 깨물기도 하고 톡톡 치기도 하면서 온전히 자신의 성과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정말 신나게 놉니다. 이 과정을 통해 고양이는 스트레스를 풀게 되고, 사냥 욕구도 채워지기 때문에 가구나 벽을 긁는 등의 문제행동도 자연히 줄어듭니다.

 

4. 놀이 후엔 꼭 보상해주세요~

그러기 위해서는 격렬한 사냥 -> 즐거운 성공 -> 맛있는 보상이 연결되도록 해주셔야 하지요. 냥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놀이 후에 보상으로 주세요. 자연에서의 사냥 성공은 맛있는 만찬을 의미합니다. 이런 사냥 본능이 일상의 즐거움으로 연결되게끔 도와 주세요.

 

5. 놀이가 끝나면, 장난감을 숨겨두세요.

놀이가 끝나고나서, 장난감을 그냥 방치해두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냥이가 흥미를 쉽게 잃어버리게 됩니다. 놀이가 끝난 후엔 장난감을 특정 장소에 꼭 숨겨주세요. 다음 번 놀이에서도 냥이가 새롭고 흥미롭게 놀이에 임할 수 있도록요.

 

꼬부는 놀고 싶을 때면 언니들을 톡톡 치고는 장난감 서랍 앞으로 갑니다. 장난감 서랍 앞에서 꼬부는 심지어 제게 "까?" 라고 외치기도 합니다. 제가 보통 "꼬부야. 우리 놀까?"라고 하는 말에서 마지막 음절인 "까?"를 따라하는 게 아닐까 싶어서 완전 깜놀! 이 아이는 정녕 천재 냥이가 아닌가 싶어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를 할 뻔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큰언니는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는 듯, 꼬부가 장난감 서랍 앞에서 내는 소리는 '까'가 아니라 '냐옹'이라고 하네요.... 허이구...참...나...!!!

 

비추천 장난감

 

쿠킹호일: 간혹 쿠킹호일을 뭉쳐서 공처럼 주니 아이들이 정말 신나게 놀더라는 분들이 계십니다. 위에서 말했던 요건들(바스락 소리, 반짝거리는 모양, 역동적인 움직임 등)을 상당히 많이 만족시키는 것이니, 좋은 장난감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쿠킹호일은 절대 장난감으로 주셔서는 안 됩니다.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잘못하면 쿠킹호일을 물어 뜯어 삼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냥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간혹 음식물을 포장했던 쿠킹호일은 음식 냄새가 나니까 냥이에게 더더욱 위험해집니다. 장난감을 선택하실 때,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합니다.

 

레이저 포인터: 레이저 포인터를 보며 즐겁게 노는 고양이 영상을 아마 다들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레이저 포인터는 냥이가 아무리 노력해도 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사냥의 즐거움을 주기보다는 일종의 짜증만 유발하기 쉬워요. 게다가 레이저 불빛은 고양이 눈에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저는 레이저 포인터는 그다지 좋은 장난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냥이 혼자 노는 장난감: 저는 집사와 냥이가 함께 교감할 수 있는 매체가 장난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냥이와 관계를 맺기 위해 시간을 쏟는다는 것은 인간 입장에서 어쩌면 귀찮을 수도 있지만, 그 시간들이 쌓여야만 서로에게 애정이 생깁니다. 우리집 냥이의 성격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되고, 지금 냥이의 신체 컨디션이 어떤지도 알게 되고요. 또 무엇보다도 집사님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이 과정이 분명히 도움이 될 거에요. 고양이가 은혜를 잘 모른다고 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만, 실제로 생활해 보면 이 아이들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사랑의 무게'를 눈치 챕니다. 집사님의 관심으로 매일 냥이와 소통해주세요.

 

참고문헌: 고양이처럼 생각하기, 팸 존슨 베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