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10년을 넘게 함께 해온 사랑하는 그녀에게,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고 싶다고 일종의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바람을 피우겠다는 게 아니었고^^; 우리의 가족으로 반려동물을 맞이하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이에 대한 그녀의 답변은 꽤 단호했고 명확했습니다. 안 된다는 것이었죠. 첫째,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되어 있고, 둘째! 우리의 공간은 우리 둘 이외의 새로운 생명체를 키울 만큼 넓은 집도 아니며, 마지막으로 우리 둘 다 맞벌이를 하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매우 이성적인 답변이었습니다. 마음속으로 꿈틀꿈틀~ 어떤 지점에선가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주장에는 토시 하나 틀린 말이 없었습니다 -_-
참고로, 제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게 될 '그녀'는 이토록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고, 무엇보다 *말빨*이 굉장히 셉니다. 그에 반해 저는 감정이 너울질 치고, 팔랑귀이며 말주변이 없는데다 고집을 한번 부리기 시작하면 연인들의 치트키인 *사랑*을 볼모로 하여 우기기와 떼쓰기를 잘합니다.
그녀의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준 또 다른 이유 중에 하나는 '니(저흰 서로를 ni라고 부릅니다)는 뭐든 쉽게 질리잖아~' 였는데 이것 역시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어요. 나는 다양하고 새로운 걸 시작하기 좋아하지만, 흥미가 사라지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관두는 편이니까요. 그 조차도 맞는 말....
인 줄 알았으나(!) 나는 자그마치 10년 넘게 단 한 사람, *니*랑 사귀고 있는 걸요??!! 잘 질린다는 건, 단순히 경향성의 문제일 뿐 절대적인 특성은 아니었습니다. 휴우....이로써 수많은 반대 이유 중 달랑 하나를 간신히 극뽀옥했어요^^;
그렇게 해서 그녀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s://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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