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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꼬부

꼬부, 그리고 까치

그녀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등에 걸려 차가 멈췄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도로 옆 가로수 위로 어디선가 날아온 까치에게 우리 둘의 시선이 문득 머물렀지요.  둘 사이에 침묵이 잠시 흘렀습니다. 폭설과 매서운 바람으로 바깥 날씨가 많이 추운데,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무에 앉은 까치가 어쩐지 딱해 보인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에 그녀가 침묵을 깨고 한마디를 합니다.

 

"이제는 다 꼬부 같아 보여"  

 

오랜 시간을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하나의 풍경을 볼 때에 유사한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공감의 지점이 늘어난다는 뜻인가 봅니다. 응. 정말 그래. 짧게 대답하고서 생각해보니, 그 작은 아이가 우리에게 오고서 정말 많은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놀라운 변화 중에 하나는 그동안 무채색의 사물로 보이던 풍경에 이제는 색깔이 덧입혀지고, 그 안에 다양한 의미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고양이들, 강아지들, 그리고 참새와 까치들까지....묘한 연민을 갖고 바라보게 됩니다. 그 조그만 녀석 덕분에 이렇게 조금씩 그녀와 제가 인식하는 세상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꼬부네 가족 다음 이야기-17탄

꼬부네 가족 이야기 처음부터 읽기

 

 (이미지 출처: https://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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