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블로그를 열고서 금요일과 일요일마다 글을 올리겠다고 그녀에게 선언을 했더니,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꾸준하게 써봐.' 라고 하더군요. 참나! 날 뭘로 보고...? 흥! 두고봣! 이랬는데 정작 블로그를 시작해보니 일주일에 하나씩 글을 올린다는 게 정말 힘든 일입니다. 늘 금요일은 일주일 가운데 가장 기쁜 날이었는데, 이번 주 금요일이 온 걸 보고 '으악! 벌써 왜 금요일이야???;;;;'라고 한탄하는 수준까지 왔어요.
그동안 글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분들의 촉촉한 감수성이나 기발한 아이디어, 유려한 문장 같은 것들이 굉장하다고 느꼈는데, 이제는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제가 일주일에 한번 글쓰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보니 작가님들의 가장 존경스러운 점은 '한결같은 꾸준함'이 아닐까 싶어요.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소위 '삘'을 받아야 글을 쓸 주제가 아주 드물게 생기는 것이고, 글을 쓸만한 "영감"은 분기 단위도 아닌 연간 단위로 어쩌다가 한번씩 방문해 주시거든요. 저는 머리를 쥐어짜도 안나오던데....으아아아악!!! (영감뉘이임~~~ ㅠ_ㅠ)
굳이 글쓰는 일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업으로 삼는다는 것의 무게는 바로 여기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취미는 일주일에 한 번을 하건, 열 번을 하건, 결과물이 훌륭하건 하찮건 아무도 관여하지 않지요. 주변의 기대치는 늘 0 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걸로 돈을 벌고 직업으로 할 때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월급값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꾸준하게 일정한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죠.
최근에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기로 결심을 했는데, 이와 같은 맥력의 고민이 시작되었어요. 가뜩이나 소심해서 조금만 마음을 쓰기 시작하면 속이 울렁거리는데, 그 일을 과연 잘할 수 있으려나.... 훔.....이런 저런 걱정을 그녀에게 털어놓고 한참을 고민 했더니 곁에서 그녀 특유의 따뜻한 말들로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결정이 힘들 때 늘 써오던 방식으로 어떤 방향을 택할지 결정했습니다.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또는 시도하지 않거나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기로에서는, 경험해보는 쪽을 선택한다!!! 내게 맞는 길이 아니라면, 결국 신께서 내겐 기회를 안 주시겠지??!!! ^^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마음이 편해요! 가는 데까지는 가보려구요!!! 그리고 금요일은 행복해야 합니다. 이제 글은 금요일 말고 일요일에 올릴테야요. >_<
(이미지 출처: https://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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